▒코코뱅, 프랑스
‘닭볶음탕’이라고 불러도 좋고 ‘찜닭’이라 착각해도 좋다. 재료가 다를 뿐 조리법은 비슷하니까. 프랑스 요리인 코코뱅(coq au vin)은 물 대신 포도주로 닭을 삶는다. 프랑스의 지하수에는 석회질이 많아 물을 그냥 마실 수 없어 포도주를 식음수로 대신한 까닭에 국물 요리에도 물이 아니라 포도주를 사용하곤 했다. 닭 한 마리 삶는 데 포도주는 두세 병이 필요하다. 이는 알코올은 날리고 포도주의 향과 맛만 남기기 위해서지만, 어떤 포도주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국물 요리를 음식 양을 불리려는 하급 요리로 취급하는데, 코코뱅은 오랫동안 인정받은 몇 안 되는 국물 요리다. 가정식인 만큼 이렇다 할 레시피는 정해져 있지 않고, 각 가정의 전통에 맞게 전해져 내려왔다. 조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밀가루와 버터를 섞어 국물에 점성을 더하는 것. 서양 요리에서 소스나 스튜를 만들 때 주로 들어가는 것으로 루(Roux)라고 부른다. 또한 코코뱅은 크리스마스 식탁에 오르는 단골 음식이기도 하지만, 여름철 기력을 보충하는 보양식으로도 즐겨 먹는다.
▒민스파이, 영국
다지고 또 다져서 따뜻하게 속을 채운 맛
파이 하면 으레 달콤한 디저트를 떠올리겠지만 영국에서는 다르다. 영국에서 파이는 고기나 채소를 다져 넣은 음식을 뜻한다. 그중 민스파이(Mince Pie)는 갈다(mince)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과일이나 고기, 채소를 다져 밀가루 반죽으로 감싼 영국의 대표 음식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후 12일 동안 매일 민스파이를 먹으면 새해에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크리스마스이브 날 산타클로스를 위해 민스파이와 셰리주 한 잔을 놓아두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민스파이는 다진 고기, 말린 과일, 으깬 사과, 견과에 때로는 약간의 브랜디를 넣어 속을 채우고 쇼트크러스트나 퍼프페이스트리로 바삭하게 겉을 감싼다. 다진 고기의 포인트는 검은 빛깔을 띠어야 하고, 진한 과일의 풍미가 코를 간지럽혀야 한다. 이처럼 갓 구워낸 민스파이가 식탁에 잔뜩 쌓여 있을 때쯤 영국인들은 반가운 마음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는다.
▒ 카놀리, 이탈리아
영화 <대부>에 “총 버리고, 카놀리는 챙겨”라는 대사가 나온다. 무기를 버리고 선택할 만큼 이탈리아가 사랑하는 카놀리(Cannoli)는 사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 디저트라기보다 1년 365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후식이다. 9세기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에서 탄생한 카놀리는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속을 비운 채 기다랗게 튀겨 리코타치즈를 채워 넣으면 완성. 시칠리아에 얽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있다. 이탈리아 민요 ‘산타 루치아’가 바로 시칠리아 출신이다. 종교박해로 순교한 그녀의 축일, 12월 13일이 되면 착한 아이들에게 루치아 성녀가 선물을 준다고 여겨왔다.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날이 어쩌면 크리스마스의 원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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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PIN PRESS 브랜드의 종이 플레이트매트. 종이로 만들어져 실용적이고 프린트가 다채롭고 아름다워 식탁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6가지 디자인당 8장씩 총 48장이 들어있고 콩 잉크로 인쇄된 친환경 제품이다.
▒ 코벳블랑 [THE_PEPIN_PRESS]_PLACEM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