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1코스는 본래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되지만 제주 올레 공식 안내소에 가장 먼저 들렀다. 말미오름을 지나 알오름 정상까지는 단 4km. 비에 젖은 스산한 숲길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올레길은 혼자 걷기보다는 동행자와 함께 걷길 권고하고 있다. 말미오름의 정상은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한 군데가 불쑥 솟는 대신 능선의 한가운데가 정상이고 그 주변으로 완만한 능선길을 걷다 알오름으로 내려간다. 차분히 주변을 둘러봤다. 비를 머금은 구름 틈 사이로 성산일출봉이 가장 먼저 두 눈에 들어왔다. 우도도 보이고, 지미봉도 보인다. 알오름으로 내려가는 동안에도 하늘은 여전히 구름을 붙잡고는 햇빛이 들어올 틈을 내주지 않았다.
알오름으로 내려와 종달리 옛 소금밭을 지나 성산일출봉을 끼고 해안 길을 걸었다. 장기 여행자들이 꼭 추천하는 곳이기도 한 종달리는 지미봉 아래 있는 마을로, 조용하고 한적하지만 바다가 옆에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와 식당 등도 있으니 구경을 위해 여유롭게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 제주올레 9코스
제주 올레 19코스는 조천만세동산에서 시작해 함덕해수욕장을 지나 김녕서포구까지 걷는 코스로,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밭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숲으로, 그리고 정겨운 마을로 이어진다. 특히 시작점인 조천만세동산은 제주 항일운동의 현장으로, 제주 4・3 사건 당시 큰 피해를 본 북촌리의 너븐숭이4・3기념관에서 생채기 난 제주의 근현대사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우봉은 함덕해수욕장 바로 옆에 봉긋 솟아 있는 기생화산이다. 동쪽 바다를 바라보는 조망이 좋아 해마다 서우봉일출제가 열린다. 서우봉에는 둘레길과 산책로가 있다. 정상에 올라 동쪽의 제주를 조망하고 싶다면 둘레길을 걸어도 되고, 해안을 끼고 찬찬히 사방을 살피고 싶다면 산책로를 걸으면 된다.
설명도 필요 없이 너무 유명한 함덕서우봉해변은 곱고 흰 모래사장이 멀리 뻗어 있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햇빛이 바다를 비추면 물빛이 에메랄드빛을 띠어 더욱 예쁘다. 또한 이곳은 캠핑하기에도 적합한데, 야영장이 앞뒤로 펼쳐져 있으며 샤워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광치기해변은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었는데 함덕해변에 와서야 어제 맞은 빗물을 씻겨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