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스토어>
지난 가을, 인사동에 새롭게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안녕인사동’. ‘ㅁ’자 모양의 중정을 둘러싸고 핫한 명소와 가게가 속속 들어선 이곳에서 단연 돋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모나미스토어’. 80년 역사의 국산 문구 브랜드, 모나미에서 용인 수지 본사점에 이어 두 번째로 오픈한 ‘스토리 연구소’ 콘셉트의 매장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여행자에게도 모나미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포부로 인사동에도 문을 열었다. 입구에는 청량한 컬러의 액체가 든 커다란 비커와 삼각 플라스크가 놓여 있어 실험실을 방불케 한다. 제품 개발은 물론 잉크 배합 기술 연구, 색 연구에 전념하는 모나미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모나미의 개성 넘치고 다양한 펜 제품뿐 아니라 해외 프리미엄 문구 브랜드의 독특한 제품도 만날 수 있다. 금속 재질의 모나미 제품을 구매할 경우 각인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문구나 이니셜을 새길 수도 있다.
공간 한편에는 153 볼펜 DIY 코너가 있어, 바디와 노크, 볼펜 심, 구금 등 원하는 색상의 부품을 골라 완성할 수 있다. 개당 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인기 만점이다. 모나미스토어 인사동점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은 바로 잉크랩(inkLab).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만년필 잉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15개 컬러의 잉크를 조합해 보면서 잉크 레시피를 기록, 원하는 색상을 찾는 방식이다. 하루에 4번 진행되는 잉크랩 체험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용인 수지 본사점, 인사동점,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서만 가능한 체험이다. 이외에도 캔버스 그림, 캘리그라피, 수채화 엽서 등 다양한 클래스도 선보이지만,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 홈페이지 http://monamiconcept.com
<아모레 성수 >
성수동에는 자동차 정비소였다 뷰티 라운지가 된 공간이 있다. 바로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아모레 성수. 1945년 창립된 아모레퍼시픽의 콘셉트 스토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단 세 가지. 아모레 성수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성수 토너’와 브러시, 생수 ‘성수 워터’가 전부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30여 곳의 제품 3000여 가지가 전시돼 있지만 모두 체험 용도로 제공된다.
4개의 골목이 맞닿은 모퉁이에는 ‘ㄷ’ 모양의 회색 건물이 있다. 양쪽 출입구 사이에 놓인 ‘성수가든’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제주의 ‘여미지식물원’, ‘비오토피아’와 가든 카페인 ‘베케’를 설계한 ‘더가든’의 김봉찬 대표가 조성한 공간이다. 무려 100가지가 넘는 식물을 만날 수 있는데 제주에서 자생하는 비비추와 한라부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노루오줌과 앵초를 옮겨 심는 노력으로 이색적인 풍경이 완성됐다.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면 화장품 샘플을 받거나 2층의 ‘오설록’ 할인 쿠폰을 받는 등 여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다음 공간인 ‘클렌징 룸’은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을 본격적으로 써보기 전, 세안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세정 제품이 제공되니 이미 아모레 성수에서의 경험이 시작된 셈이다.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가든 라운지’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역대 광고와 포스터, 제품 등이 전시돼 있는데 각종 클래스가 열리는 주무대다. 형형색색의 오브제 덕에 현대미술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도 든다. ‘뷰티 라이브러리’에는 스킨, 바디, 메이크업, 립 제품이 전시돼 있고 파우더 룸도 준비돼 있다. 예약을 통해 메이크업 클래스도 진행한다. 반대쪽 출입구에는 화장품 샘플이 가득한 ‘성수마켓’과 ‘성수꽃집’이 있다.
이제 다시 ‘가든 라운지’로 돌아와 2층으로 향해보자. 계단 쪽 천장에는 자동차를 들어올릴 때 사용되는 호이스트가 매달려 있다. 화사한 공간에 탄식하는 동안 잠시 잊고 있던, 이곳이 본래 자동차 정비소였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할 수 있는 것. 2층의 ‘오설록’에서는 아모레 성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너처 음료 ‘오! 성수 버블 녹차 라떼’와 ‘오! 성수 버블 녹차 오프레도’가 준비돼 있다. 다시 계단을 오르면 옥상이자 휴식 공간인 ‘루프탑’이 나온다. 성수동 일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꽤 비범하다. ‘성수가든’도 시원하게 펼쳐져 명당이 따로 없다.
▒ 홈페이지 www.amore-seongsu.com
<을지다락>
을지로4가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분. ‘을지다락’은 코오롱FnC에서 선보이는 옛 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수년의 준비 끝에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을지로와 상생하고 지역 문화를 지키는 데 중점을 둬 정성을 기울였다. 골목 주변 가게에서 취급하는 철이나 알루미늄 프로파일, 유리 같은 산업 자재를 공간의 소재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1층에는 ‘올모스트홈’의 을지로 버전인 ‘을지다방’이, 2층에는 코오롱에서 선보이는 여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전시 공간 ‘을지다락’이 있다. 들어서자마자 스테인리스 가구에 장식한 알록달록한 원단과 실, 재봉틀이 눈에 들어온다. 코오롱이 1957년 설립 당시 우리나라에 나일론을 처음 들여온, 섬유 산업의 선두주자임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본래 2층의 가정집에 있던 가구와 집기를 재활용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장롱 문의 한쪽은 창고 문으로, 또 다른 한쪽은 레진으로 박제해 두 개의 테이블로 탈바꿈한 식이다.
또, 을지로의 작업 환경을 존중하고 보존하자는 의미로 정희기 작가의 자수 작품과 최원서 작가의 프로파일 스툴을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노동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 것. 2층에는 커스텀멜로우와 레코드, 시리즈, 코오롱스포츠, 에피그램 등의 제품이 전시돼 있는데 자개장과 쨍한 느낌의 팝아트, 무쇠솥, 소반 등의 요소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로 웨이스트 패션을 추구해 버려질 뻔한 자투리와 부자재를 이용해 만든 제품도 눈에 띈다. 소반이 장식된 다락 아래에는 코발트 블루 톤의 타일로 꾸며진 부뚜막 공간이 있어 아늑하게 쉬어가기 좋다. ‘을지다방’에서 음료나 디저트를 주문해 2층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즐겨도 좋다.
▒ 홈페이지 www.kolonmall.com